서울 근교 당일치기 경기도 파주 헤이리 마을 한국근현대사박물관에 다녀오다! [ 경기도 파주 가볼만한곳 ]

서울 근교 당일치기 경기도 파주 헤이리 마을 한국근현대사박물관에 다녀오다! [ 경기도 파주 가볼만한곳 ]

휴일을 맞아 파주 헤이리에 있는 한국 근현대사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추억의 골목동네 달동네 체험 박물관이며, 추억의 골목동네 달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명절에 식구들 모이기도 어려워진 시절. 명절에 할머니댁을 갈 수 없다면 

할아버지 할머니 어릴 적 살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어떨까? 
경기도 파주 헤이리의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1960~70년대의 생활상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에서 가까워서 좋고, 설 연휴 기간 내내 날마다 철저히 소독을 하면서 문을 연다니 더욱 좋습니다.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한국 근현대 100년의 생활사를 조명한 토탈테마관’이라는 

안내 팸플릿의 설명이 딱 맞는 곳입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여느 박물관처럼 유물을 띄엄띄엄 전시해 놓은 것이 아니라 테마를 정해서 당시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입니다.
1960~1970년대의 골목길, 학교와 교실, 달동네 풍경 같은 것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보입니다. 민간박물관으론 작지 않은 공간에 

7만여 점의 유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전시물들은 ‘이런 것까지 어디서 구했을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아빠 어릴 적보다 더 옛날이지만, 대부분 어릴 적 기억 한 구석에 남아 있는 장면일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아빠 어릴 적 동네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이것저것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박물관은 크게 풍물관과 문화관, 추억관, 역사관 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1960~70년대 골목길이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문화관입니다.
헌책방을 통과하여 뻔데기장수, 풀빵장수를 지나면 지금은 거의 사라진 학교 앞 문방구가 나옵니다.
‘덕이문방구’라는 옛 간판 아래에는 그 시절 꼬마들의 발길을 잡았던 ‘미니오락기’가 보입니다.

 

여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들장미 소녀 캔디’가 그려진 책받침과 연습장, 딱지와 종이옷 입히기, 요즘 아이들도 익숙한 쫀득이와 아폴로 같은 간식거리까지 가득합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들락거리듯 등하굣길마다 빠짐없이 들렀던 예전 문방구 모습 그대로입니다.

문방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국민학교’가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들이 북적이는 교실 안에는 풍금과 함께 연통 난로가 보이고, 그 위로는 양은 

도시락들이 잔뜩 올려져 있습니다.
짝꿍과 나란히 앉는 2인용 나무 책상에는 옛날 이름표를 달고 있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앞에는 옛날 교과서와 공책, 주판 등이 보입니다.
학교 앞에는 동전을 넣고 다이얼을 돌리는 공중전화와 분식점, 

한번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만화가게도 있습니다.

지하의 풍물관은 그 시절 골목길 풍경을 통째로 옮겨 놓은 모습입니다.
옛날 우체통이 장승처럼 서 있는 입구를 지나면 우체국과 전파사, 다방, 선술집 등이 

옛 모습 그대로 이어집니다.
직원이 손으로 우편 도장을 찍는 우체국에는 중절모를 쓴 신사가 전보 용지 앞에 서 있습니다.
벽에 붙어있는 빛바랜 편지지에는 저마다 사연들이 담겨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전파사 안에는 고장 난 라디오에서 선풍기, 전축까지 온갖 물건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미자의 히트곡 ‘여자의 일생’이 흐르는 ‘역마차 다방’이나 유리창에 ‘왕대포’라는 

붉은 글씨가 쓰인 선술집은 지금도 어느 시골 읍내쯤 있을 법도 합니다.
약국과 이발소, 미장원도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여전히 팔리고 있는 드링크 음료의 옛 디자인을 보거나 예전 여성 잡지들이 있는 

미장원 내부를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풍물관 안쪽의 좁은 계단을 오르면 달동네가 나옵니다.
허름하지만 전망은 어느 곳 부럽지 않은 판잣집 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아줌마도 보이고, 

창고 가득 연탄을 쌓고 있는 아저씨도 보입니다. 
마루의 자그마한 브라운관 ‘테레비’ 위로 흑백사진을 모아놓은 액자 또한 

어린 시절 기억 속에서 담겨 있는 모습입니다.
3층의 역사관은 일제강점기에서 최근까지 역사의 변화를 사진자료 중심으로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둘러본 전시관 속 마네킹들의 실제 모습이 사진 속에 있는 셈입니다.

역사란 우리 민족이 살아온 길이라면, 그리고 살아갈 내용이라면 현재는 과거에서, 

미래는 그 현재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게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파주 헤이리 마을에 가신다면 꼭 한번 둘러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